조직개편, 인사 줄줄이 지연…KT ‘시계제로’

조직개편·인사, 3~4월로 늦어질 듯
김영섭 현 대표, 박윤영 신임 대표 내정자 ‘어색한 동거’
어수선한 1분기…주요 경영 의사결정 ‘골든타임’ 놓칠라 우려됴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 [KT 제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KT의 인사, 조직개편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올 1분기 경영 시계가 사실상 ‘올스톱’ 됐다.

내달 김영섭 KT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박윤영 차기 신임 대표와 ‘어색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김 대표가 임기 완주를 고수하면서 인수인계가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인사, 조직개편이 내달 말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예년보다 3~4개월 가까이 조직 정비가 늦어지면서 상무보급 이상은 1년 단위 대신 2개월 단기 계약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안팎에선 현직 대표와 차기 대표의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박 신임 대표 내정자는 1월 중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차기 대표가 결정되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식 선임 전 조직개편과 인사 등은 큰 틀의 윤곽을 잡아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에 조직 정비가 지연되는 것을 놓고, 현직 경영진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상 올 1분기 경영 시계가 멈추면서 산적한 과제 추진에도 동력을 잃고 있다. 당장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태 수습에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KT는 위약금 면제 실시 후 3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탈했다. 신뢰 회복과 가입자 만회를 위해 총력을 쏟을 때지만 주요 의사 결정이 늦어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윤영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 [KT 제공]


경쟁업체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역시, 경영 의사 결정이 늦어지면서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도 커진다.

계열사까지 줄줄이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KT 인사가 지연되면서 계열사 후속 인사까지 불확실성이 커졌다. 새 경영 체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사 전체가 굵직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아울러 복잡해진 의사 결정 절차도 조직 정비가 늦어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KT 이사회는 대표이사가 부문장급 인사나 주요 조직개편을 단행할 때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을 손질했다. 이는 신임 CEO의 신속한 의사결정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신임 대표 취임 후 새 조직이 안정화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올 상반기가 어수선하게 지나갈 여지가 크다”며 “속도전이 생명인 ICT업계에서 굵직한 의사 결정 타이밍을 놓치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