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배회수수료 금지법’ 통과…‘택시잡기 경쟁 재발’ 우려

길거리 승차·타사앱 호출 수수료 금지
“AI시대에 산업 경쟁력 포기하는 것”


택시들이 줄을 지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헤럴드DB]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배회수수료 금지법)’이 모빌리티 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모빌리티업계는 플랫폼 운송사업 체계가 규제에 묶여 서비스 경쟁력이 약화하고 생태계 전반의 투자 동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배회수수료 금지법’은 가맹택시의 배회영업(길거리 승차)과 타사 앱 호출에 대한 수수료 부과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업계에선 이를 놓고 19세기 영국이 마차 산업 보호를 위해 자동차 속도를 제한한 ‘붉은 깃발법’의 현대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당시 해당 규제는 기술 혁신 동력을 잠식했고, 결국 영국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을 잃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모빌리티업계는 무엇보다 ‘승차 거부 없는 서비스’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사가 목적지에 따라 호출을 골라잡지 않도록 설계된 시스템은 배차 성공률을 높이며 서비스 개선을 이끌어 냈지만, 개정안 시행 시 과거 ‘택시 잡기 전쟁’이 재현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사들이 수수료 부담이 없는 길거리 영업을 선호하거나, 목적지가 표시되는 타 플랫폼을 통해 장거리 호출만 골라잡는 디지털 승차 거부가 만연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서비스 편익이 저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입법 초기 단계부터 제기되고 있다. 해당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칠 당시에도 관련 질의가 있었으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출퇴근 시간대 등 승객 불편 발생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규제의 부작용을 인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입법이 모빌리티 혁신 동력을 꺾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혁신적 운송 서비스였던 타다 모델이 고사한 데 이어 가맹 모델의 정체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를 축으로 한 기술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플랫폼을 통해 겨우 일궈놓은 국내 모빌리티 생태계를 다시 과거 아날로그 방식으로 되돌리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