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SEC’로 거래소 조직개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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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처럼 거래소 내 시장감시본부를 독립시켜 감시 기능의 독립성을 높이는 취지에서다.
최근 정부가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에 이어 ‘삼천스닥(코스닥 지수 3000)’ 등 국내 증시 밸류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그에 맞춰 정부·여당이 거래소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코스닥 시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중복상장 문제 대책 방안 등도 법안에 담겼다. ▶관련기사 19면
5일 국회 및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금명 간 발의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의 시장감시법인을 따로 두고 거래소는 시장감시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시장감시법인에 위탁하게 된다.
이는 미국 SEC처럼 독립적으로 시장을 감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SEC는 미국 증권업무를 감독하는 최고 기구로, 공시 이행 여부 등을 포함해 증권거래의 감시 기능을 전담 수행한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상장, 매매, 감시 기능을 사실상 한 조직 내에서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해상충 및 감시 독립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에 따라 시장감시 업무를 상장 및 매매 업무와 분리시키고, 미국 SEC처럼 감시 기능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구성하겠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거래소나 거래소지주회사가 상장 주체가 되는 경우에는 시장감시 업무를 반드시 외부 시장감시법인에 맡기도록 의무화, 거래소가 스스로 감시하는 구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시장감시법인은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아 설립되며 이사회 과반을 독립이사로 구성하도록 했다. 시장감시 규정의 제·개정 역시 금융위원회의 승인 대상에 포함돼 감독 당국의 통제도 강화했다. 현행 이사장 직위를 사장으로 규정하고 시장감시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에는 거래소 내부에 시장감시위원장을 두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법안에는 거래소 지배구조 전반을 손보는 내용도 포함됐다.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코스피와 코스닥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을 담았다. 각 시장 특성에 맞는 상장·퇴출·감시 기준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자회사 상장 기준을 명문화하는 조항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반복돼 온 ‘쪼개기 상장’ 논란을 제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서다. 주권상장법인이 발행주식 총수를 보유한 자회사의 상장 기준을 별도로 규정해 중복상장 논란과 모·자회사 간 이해상충 문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다.
신주희·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