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장기보유 매물 증가 [李, 살지 않는 집 팔아라 압박]

증가분 67% 송파·강동·양천·서초에 집중
“차익실현 수요 있어, 공포매물 단정 일러”



서울 한강벨트에서 3년을 넘겨 보유한 이른바 ‘장기보유’ 매물의 출회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만료가 예고되면서, 보유 기간이 긴 매도자들이 매물 출회를 서두른다는 해석이 나온다.

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건 중 ‘3년 초과 보유’ 매도인은 1만18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9457명에서 한 달 새 727명 늘었다. 서울 25개 구 중 20개 구에서 장기보유 매도인이 증가세를 보이며 장특공의 최소 충족 요건인 3년을 넘긴 매도인이 한 달 새 크게 늘었다.

특히 증가세는 집값 상승세가 컸던 한강벨트에 집중됐다.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구가 지난해 703명에서 올해 1월 869명으로 166명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강동구는 525명에서 658명으로 133명, 양천구는 486명에서 601명으로 115명, 서초구는 312명에서 384명으로 72명 증가했다. 이들 4개 구 증가분은 486명으로, 서울 전체 증가분(727명)의 67%를 차지해 3분의 2를 넘겼다.

반면 일부 지역은 ‘3년 초과 보유’ 매도인이 오히려 줄었다. 도봉구(214명→209명), 동작구(449명→436명), 동대문구(504명→484명), 관악구(312명→274명), 중구(268명→221명) 등 5개 구는 전월 대비 감소했다. 장기보유 매물 출회가 서울 전역에서 동시에 확산됐다기보다 이번 조치로 양도소득세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움직이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고도 했다. 앞선 1월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 또는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느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의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다주택자는 3년 이상 보유부터 공제율 6%가 적용되고, 이후 1년당 2%씩 늘어 10년 이상 20%, 15년 이상 최대 30%까지 공제받는다.

다만 이번 흐름을 증세에 따른 ‘공포매물’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3년간 시세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차익 실현 수요가 기본적으로 존재했고, 여기에 양도세 중과 가능성을 선반영한 매물이 겹치며 장기보유 물건이 늘었을 수 있다”고 봤다. 윤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