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개발자 출신 대표와 ‘제과장’ 군 후배의 만남
“주문이 너무 밀려서, 이제는 하나 먹을 때도 눈치”
바삭한 카다이프 식감·쫀득한 마시멜로 식감 다잡아
30만 ‘몬뭉이’ 강력한 팬덤…자사몰로 ‘소통 R&D’
“쓰나미는 빠지기 마련” 상생 철학으로 글로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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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처음 개발한 경기 김포의 몬트쿠키 사무실 앞. ‘두쫀쿠 품절’ 문구가 써 있다. 김포=최은지 기자. |
[헤럴드경제(김포)=최은지 기자] “저도 없어서 못 먹습니다. 주문이 너무 밀려있어서, 이제는 하나 먹을 때도 눈치 주거든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로 K-디저트 신에 파장을 일으킨 ‘몬트쿠키’의 이윤민 아워포지티비티 대표(32)에게 ‘오늘 두쫀쿠 몇 개 드셨느냐’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두쫀쿠 권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샀던 이 대표도 이제 마음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4일 오후 아워포지티비티 사무실이 있는 김포의 한 조용한 상가, 이곳은 매일 밤 10시까지 택배 트럭이 줄을 잇는 ‘K-디저트 성지’로 떠올랐다. 몬트쿠키 문 앞에는 ‘두쫀쿠 품절’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85분간의 인터뷰 중에도 이 대표의 휴대전화는 쉴 틈 없이 울렸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대한민국 3대 경제를 지탱하는 3대축’이라는 농담 섞인 수식어가 과장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두쫀쿠’라는 디저트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대한민국을 ‘두쫀쿠 열풍’으로 이끈 그를 만나 성공 비결을 들었다. 두쫀쿠는 지난 1월 한 달에만 약 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카아디프만 일주일에 500㎏씩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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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원조 개발사인 ‘몬트쿠키’의 이윤민 아워포지티비티 대표. [아워포지티비티 제공] |
이 대표의 이력은 범상치 않다. 40년간 군 생활을 하신 아버지를 따라 해군 부사관으로 9년을 복무했다. 성실하게 복무를 하면서도 가슴 한편에는 사업에 대한 꿈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성장이 제한된 환경에서 매너리즘을 느꼈다”는 그는 코로나19 시기 무작정 상경해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배웠다.
이후 화장품 브랜드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던 그는, 해군 4년 후배인 김나리 현 몬트쿠키 제과장의 제안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당시 한국 온라인 수제 디저트 시장은 개척되지 않은 영역이었다”며 “차라리 아예 새로운 시장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몬트쿠키는 ‘두쫀쿠’로 대중화됐지만, 사실 이전부터 수제 디저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철저히 온라인 판매에 집중했고, SNS 콘텐츠를 소통의 창구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구독자 애칭을 정하자는 아이디어에 ‘몬트쿠키’의 앞 글자를 딴 팬덤 ‘몬뭉이’가 탄생했다.
시작은 아메리칸 수제 쿠키였다. 브라우니, 스콘, 떠먹는 푸딩, 크루키(크루아상+쿠키), 쫀득쿠키 등 30가지 종류의 신제품을 꾸준하게 출시했다. 특히 SNS 콘텐츠와 R&D를 동시에 진행하는 구조는 고객의 요청을 즉각 제품화하는 속도전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몬뭉이들이 아이디어를 주면 곧바로 피드백을 반영했고, ‘맛잘알 몬뭉이’들의 응원이 다시 개발의 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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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트쿠키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아워포지티비티 제공] |
두바이 관련 디저트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몬트쿠키는 두바이 푸딩, 두바이 초콜릿 쿠키 등 제품을 출시했다. 그러던 2025년 1월, ‘쫀득쿠키도 두바이 버전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고, 그렇게 ‘두쫀쿠’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두바이 초콜릿은 바삭한 식감이 핵심인 반면, 쫀득쿠키는 마시멜로의 쫀득함이 생명이다. 단순히 두 제품을 결합했을 때는 각각의 장점이 상충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 대표는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려면 감싸는 형태일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아이디어가 나오고 나서는 일주일 안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재료를 섞는 대신, 마시멜로 안에 카다이프의 바삭함을 가두는 몬트쿠키의 ‘2세대 공법’으로 만들어진 ‘두쫀쿠’는 2025년 4월16일 첫선을 보였다. 제품 개발에 착수한 지 단 3개월 만이다.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과 마시멜로우의 늘어나는 제형. 이 세상에 없는 디저트는 ‘몬뭉이’의 시선을 끌었고, 곧 인플루언서들이 콘텐츠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어 강력한 팬덤을 거느린 연예인들이 언급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미슐랭3스타 안성재 셰프가 딸과 함께 만든 ‘두딱강(두바이 딱딱 강정)’이 논란이 되며 레시피 AS 영상까지 업로드될 정도로 화제가 됐다. 전국 디저트 가게들이 앞다투어 두쫀쿠를 내놓으며 품절 대란은 일상이 됐다. 그야알로 대한민국이 ‘두쫀쿠 앓이’를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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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몬트쿠키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아워포지티비티 제공] |
몬트쿠키는 제조 공정을 SNS에 투명하게 공개한다. 레시피 보호가 어려운 식품업계의 특성도 있지만,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이 더 크게 작용했다.
이 대표는 “우리만 팔았다면 장원영 씨 같은 대스타가 드실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두쫀쿠’의 아이콘으로 떠오를 정도로 마니아로 유명하다. 이 대표는 “많은 디저트 사장님이 함께 이 카테고리를 만들어줬기에 대한민국이 열광하는 디저트가 됐다”며 “경쟁자가 아닌, 함께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는 동료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원조 ‘두쫀쿠’ 레시피는 공개한 적이 없다. 결국 고객들은 돌고 돌아 ‘진심’이 담긴 원조의 맛을 찾아오는 이유다. 실제 몬트쿠키의 원조 ‘두쫀쿠’는 다른 제품과 달리 과하게 달지 않은 맛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저희는 ‘달지 않게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실제로 어르신분들이 드셔도 맛있게 드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두쫀쿠’의 인기가 식고 있다고 우려하지만, 이 대표는 의연하다. 그는 “빠르게 온 쓰나미는 빠르게 빠져나간다는 것을 잘 알고 예측하고 있었다”며 “오히려 이제 재료가 안정화돼 브랜드 내실을 다지기에 좋은 시기”라고 웃어 보였다.
그의 자신감은 내실 있는 규모의 체계적인 시스템에서 나온다. 이 대표와 김 제과장 두 명이 시작한 회사는 이제 60명의 상주 근무 인원과 100여명의 제과팀 직원을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 두쫀쿠 제작팀은 평일 2개의 팀과 주말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밤낮없는 택배 수송 협력 체계를 통해 ‘당일 출고’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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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원조 개발사인 ‘몬트쿠키’의 이윤민 아워포지티비티 대표. [아워포지티비티 제공] |
준비성 철처한 이 대표의 경영 방식도 한몫한다. 남들이 ‘두쫀쿠’ 열풍에 편승하기 바쁠 때, 이 대표는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헤이즐넛의 성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산 헤이즐넛을 활용한 ‘이태리쫀득쿠키’는 출시 하루 만에 4000개가 완판됐다. ‘나라별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디저트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자사몰 호스팅사인 ‘아임웹’을 기반으로 구축한 20만명의 회원과 10만명의 카카오 채널 친구는 몬트쿠키의 가장 든든한 자산이다. 자사몰에서는 등급제도에 따라 ‘단골 몬뭉이’, ‘VIP 몬뭉이’, ‘VVIP 몬뭉이’가 될 수 있는데, 팬덤의 역사가 되며 연대의식을 키우고 있다.
결국 이 대표의 ‘배짱’ 뒤에는 30만명의 강력한 팬덤이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몬트쿠키를 좋아해 주시는 팬층 자체가 워낙 두터우니 그분들이라도 찾아주시면 감사하다는 생각”이라며 “지금 당기는 것, 지금 먹었을 때 맛있는 것, 질리지 않는 디저트를 계속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K-디저트’의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마시멜로로 만든 떡 같은 식감은 외국인에게도 이질감 없이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다음 파도가 부서지기 전에 새로운 파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 대표의 눈빛은 강렬했다. 회사 이름처럼 디저트 자영업계에 ‘긍정(Positivity)’의 가치를 전하고 있는 그는 “전국 모든 곳에 트렌디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요일에 상관없이 접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