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 발표
외국 기업에 의한 결합이 거래액 증가 주도
사후관리 강화…불이행에 이행강제금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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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결합(M&A) 신고 건수는 크게 줄었지만, 거래 규모는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기업 간 결합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반도체·데이터센터·로봇 등 인공지능(AI) 가치사슬과 게임·화장품·미용서비스 등 K-컬처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M&A가 활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심사를 완료한 기업결합은 총 5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98건)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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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별 기업결합 심사건수 및 결합금액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공정위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거래 위축과 2024년 8월부터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이 확대된 점이 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결합금액은 358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9.7% 증가했다. 기업결합 금액은 2023년 431조원을 기록한 뒤 2024년 276조원으로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반등했다.
이는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시놉시스의 앤시스 인수(약 50조원)와 글로벌 식품기업 마즈의 켈라노바 인수(약 49조원) 등 외국 기업 간 대규모 결합이 잇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국외 기업 간 결합이라도 한국 내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으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심사한다.
기업결합 주체별로 보면 국내 기업에 의한 결합은 416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지만, 금액 기준 비중은 14.6%(52조4000억원)에 그쳤다.
반면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74건으로 건수 비중은 29.5%에 불과했으나, 결합금액은 305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85.4%를 차지했다. 외국 기업 간 대형 결합이 늘어나면서 전체 기업결합 금액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367건으로 전체의 62.2%를 차지했고 제조업(223건·38.8%)이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금융, 유통, 정보통신·방송 분야에서 기업결합이 활발했고,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 기계금속, 석유화학·의약 분야가 많았다.
특히 반도체 설계와 소재·부품·장비, 데이터센터, 기업용 인공지능(AI) 솔루션, 클라우드, 로봇 등 AI 가치사슬 전반에서 기업결합이 활발히 이뤄졌다. 엔터테인먼트(K-팝·게임)와 뷰티(화장품·미용서비스) 등 K-컬처 관련 산업에서도 국내외 기업 간 결합이 잦았으며, 이커머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합이 이어졌다.
대형 거래가 늘면서 심층 심사 대상도 확대됐다. 경쟁 제한 우려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어 심층 심사를 진행한 기업결합은 지난해 50건, 금액 기준 97조원으로 전년(36건·31조원)보다 크게 늘었다.
경쟁 제한 우려가 큰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시정조치가 부과됐다. ‘시놉시스-앤시스 주식취득’, ‘티빙-웨이브 임원 겸임’,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 합작회사 설립’ 등 3건이 대표적 사례다.
시정조치가 부과된 기업결합에 대해서도 사후 관리가 강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에 58억8000만원, 아시아나항공에 121억원과 5억80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이는 시정조치 불이행과 관련해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공정위는 “올해에도 신속하면서도 엄정한 기업결합 심사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핵심 인력 흡수 등 신산업 중심의 새로운 결합 유형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