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金)치’ 한 달만에 2배 넘게 상승
배추·청상추·열무도 50% 이상 올라
전통시장서 수박 한 통 4.4만원대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작황이 악화하면서 배추·청상추·열무 등 채솟값이 한 달 만에 50% 이상 뛰는 등 ‘밥상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휴가철에 더해 추석을 앞두고 수요 증가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물가 부담은 날로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한 포기 가격은 5439원으로 전달(3621원) 대비 50.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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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
같은 기간 시금치는 100g당 2309원으로 전월(898원)보다 157.13% 급등했고 청상추(100g당 1580원)는 50.91%, 열무(1㎏당 3903원)는 53.36% 각각 올랐다. 풋고추(41.83%), 오이(10.81%), 양파(4.18%) 등도 줄줄이 상승세를 보였다.
제철 과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박 한 통 가격은 평균 2만9281원으로 전달(2만2635원)보다 29.36% 뛰었으며, 이달 8일부터 출하된 복숭아는 10개당 평균 2만167원에 거래됐다. 참외는 10개당 1만9032원으로 전월 대비 0.18% 소폭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달 초 최고기온 40도를 기록하는 폭염과 이달 중순 최대 240㎜의 폭우가 겹치며 생육 지연, 병해충 발생 등 생산 환경이 악화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에 따른 전국 농작물 침수 면적은 3만1261㏊(헥타르·1㏊는 1만㎡)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서울 면적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피해 작물은 벼(85.4%)가 대부분이었지만 그 외 논콩, 고추, 멜론, 수박, 딸기, 쪽파, 대파 등 다양한 작물에 걸쳐 침수 피해가 확인됐다.
aT가 조사원을 통해 파악하는 일일 거래동향을 보면 폭염·폭우로 작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공급량이 줄고 향후 농산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수박은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하우스 시설 재해와 여름철 소비 증가로 인한 가격 오름세가 예상됐다. 전북 진안, 충북 단양·음성, 경남 의령, 충남 논산 등에서 출하된 수박은 대전 인근 전통시장에서 10㎏ 기준 4만4300원, 8㎏ 기준 4만원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추는 고온다습한 기후에 따른 상품성 하락, 열무는 폭염에 따르 품위 저하와 출하 물량 감소 등으로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고공행진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기상청의 중기 예측(8~10월)에 따르면 8월 평균기온이 평년(24.6~25.6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평년보다 낮을 확률(10%)의 5배에 달했다. 또 휴가철에 이어 추석이 다가오면서 농산물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도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선 9월 초까지 비축 배추를 하루 100~250톤(t)씩 시장에 방출하기로 했다. 생육 초기 배추가 고사·유실되는 경우 즉시 다시 심을 수 있도록 예비묘 250만주도 준비했다. 수박·복숭아 등에 대해서는 평시보다 1인당 한도를 2배 이상 높여 최대 40% 할인 지원을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