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금융지원 묶은 패키지
김정관 장관, 러트닉에 직접 설명
미국산 쌀·콩·밀도 협상카드로
한미 양국이 8월 1일을 시한으로 두고 막판 관세 협상을 집중적으로 벌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에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 building Great Again)라는 이름을 붙인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관련기사 3·4·5면
28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하워드 러트닉 장관의 자택에서 진행된 한미 산업장관 협상에서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MASGA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한 우리 정부 차원의 한미 조선 산업 협력 구상을 미국 측에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표적 정치 구호인 마가(MAGA)에 ‘조선업’을 뜻하는 ‘Shipbuilding’을 더해 이름이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한국 민간 조선사들의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와 이를 뒷받침할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을 포괄하는 패키지로 구성됐다. 한국은 미국 측에 수백억달러, 한화로 수십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리 정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구체적 협상 금액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금융 지원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 기관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관 장관은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이뤄진 협의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 패널을 보이면서 ‘마스가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했다고 한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여부를 정할 ‘키맨’으로 여겨지는 러트닉 장관도 우리 측의 제안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미국산 쌀·밀·대두(콩) 수입 확대를 대미(對美) 관세 협상의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쌀의 경우 일본처럼 자국 재량으로 쿼터를 조정해 미국산 수입 비중을 높이는 방식은 한국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WTO 협정에 따라 국가별 쿼터를 고정한 구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최근 통상대책회의를 열고, 미국산 쌀 수입 확대와 조선·반도체 분야의 대미 투자를 결합한 패키지 협상안을 논의 중이다. 일본이 45% 수준까지 미국산 쌀 수입 비중을 높이며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선례를 참고해, 농축산물 개방 압박을 최소화하면서 전략산업 협력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미국과 밀과 대두 품목은 지난해 기준 한국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농산물로, 밀은 133만4000톤, 대두는 63만톤에 달한다. 정부가 이들 작물을 검토 대상으로 삼은 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국내 식량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배문숙 기자
